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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이 바라보는 "촛불 독재"

내가 기억하는 첫 촛불 시위는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효순이 미순이 사건"이었다. 그 사건에서의 촛불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두 어린 혼(魂)을 위로하는 의미였고,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진행된 '미군당국과 미온적인 정부'에 대한 항의였다. 물론 일부 강경한 시민단체 ― 시민단체 본연의 의미를 돌이켜보면, 폭력성을 띄는 단체까지 시민단체라 칭하기 부끄럽다. 하지만 그들 스스로 시민단체라 칭하고 언론에서 역시 그렇게 칭해줌으로 여기서는 잠깐 그 표현만을 빌도록 하겠다 ― 에서는 무력행사도 불사했으나 그들은 그 촛불에 동화될 성격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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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의 어떤것이던 그 것은 변질되기 나름이라했던가? 그 촛불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도 변화해왔다. 어린 혼을 위로했던 촛불 시위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라는 정치적 사건을 계기로 정치색을 입더니, 이제 와서는 특정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민주주의'라는 말을 쓰기 좋아하는 집단에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이벤트"가 되어버렸다. 아마 그들은 애초에 그 촛불이 가졌던 '순수'와 '평화'의 이미지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과 '잠재된 폭력성'을 숨기려 했을런지도 모른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는 촛불 시위가 하나의 유행처럼 번져갔다.
물론 정부가 미국과 졸속으로 협상을 마친 후, 평화적으로 시작됐던 시위였지만, 점차 그 본질을 잃어가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익명성을 주요한 특징으로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중심이되어 시작된 것인만큼 어느정도의 변질은 예상됐던 바이다. "평화"와 "애도"를 상징하는 촛불은 미국과의 다소 "굴욕적"인 협상을 "애도"하듯 하나둘 켜져갔으나, 군중심리에 의해 촛불을 든 사람들은 거리로 나갔고, 그 시위대는 청와대로 행진했다.
사실 "문화 집회" 혹은 "문화 행사"로 이뤄졌던 초기의 시위는 매우 바람직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국민 모두에게 협상 내용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정치적으로 정부에 압박을 줄수 있는 카드였다. 이는 보다 현실적으로 협상 내용을 보완해 가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또한 정부 입장에서도 대미 협상을 하는 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힘"이 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집회가 길거리로 나오면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 누군가가 청와대로의 행진을 시작했고, 군중들은 군중심리의 지배를 받아 모두 그리로 향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국권의 대표적인 상징인 만큼, 경찰로 대표되는 공권력이 그것을 방치한다는 것은 일종의 '직무 유기'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위대는 그들의 행진을 가로막는 공권력에 대항했고, 폭력이 오고가는 상황에 이르러버렸다.
한번 생각해보자. 시위대를 막지 않아 그들이 청와대에 이르고, 그들이 청와대의 담을 넘으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들이 경호 시설 안에 무단 침입했으므로 사살(死殺)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들을 방치해 국가 통수권자가 시위대에게 봉변을 당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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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의 정부로서는 강경하게나마 그 시위를 진압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가 주장하고 있는 "협상 완전 무효"는 외교 관례상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혹여 "대한민국"이 전복되고, 새로운 국가가 "개국(開國)"된다면 또 모를일이다. 지금 현재의 정부로서는 애초의 협상이 '졸속'이었음을 시인하고, 꾸준한 추가 협상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한 후, 석고대죄(席藁待罪)하는 자세로 남은 사안들을 헤쳐나가는 것이 최선이며, 유일한 길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시위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실현시키기를 원하며, 공권력에 폭력적인 대응을 하고 있기에, 정부로서는 사회안정을 위해 강경진압이라는 무리수를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늦게나마 옳은 방향으로 외교적인 문제를 진행시켜 나가고 있으며, 종교계가 나서서 폭력적으로 변질되어버린 시위를 원 위치로 돌려 놓고 있다는 점이다.

혹시 시위에 참여하는 대중들은 중학교 즈음 사회 교과서에 나왔던 내용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대통령 중심제와 의원 내각제의 장단점을 말이다. 대통령 중심제는 대통령 임기중 국정이 안정되는 반면, 지도자의 소신이 국민의 뜻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 민의가 즉각 반영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의원 내각제는 민의가 비교적 빠르게 정책에 반영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국정이 안정되지 못하고 님비(NIMBY)현상의 영향으로 지도자가 소신있는 정책을 펼쳐가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는 내용이다.
어찌됐던 우리는 그런 장단을 고려해 민주적인 방법으로 대통령 중심제를 유지하고 있고, 현재의 우리 대통령도 우리가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선출한 사람이다. 우리 손으로 우리의 권리를 위임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어떤 과오를 범하더라도 우리도 거기에 일말의 책임을 나눠야 한다. 물론 그가 우리의 뜻을 거스를 경우, 그에 대해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할 수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평화"적인 "합법"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만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혹자는 "대통령 뽑을 사람 없어서 투표 안했다"면서 대통령의 과오를 함께 나눌 책임에서 발을 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 할수 있는 변명이 아니라, "나는 정치나 정책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고백하는 것과 다름없지 않을까?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만 선거에 나왔을 경우 투표권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과 사상을 대표할 인물을 찾아내고 지지하는 것으로 그 권리를 행사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점은 민주주의에서 국민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무이기도 하기에, 상기와 같은 "핑계"는 적합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나 역시도,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는 않았다. 대표적으로 "대운하 사업"이 특히 마음에 들지 않았고, 단기적 성과 위주의 업무 스타일도 우려됐기 때문이다. 물론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의 선택을 했다. 하지만 작금의 정치적 상황들은 우리가 가야 할 정도(正道)에서 한참 어긋나 있다 느껴지기에 이런 글을 남겨본다.

이런 시점에 북한 고위 인사 출신 탈북자인 황장엽씨의 인터뷰 기사가 나와 여기에 같이 소개해보고자 한다. 부분부분 나도 약간은 갸웃하게 되는 의견이 있기는 하지만, 그가 바라보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나, 북을 대하는 태도에 던지는 따끔한 한 마디는 나를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한다.
이 기사에는 "황장엽 씨는 모든 고통을 감내하고 민주주의를 찾아 온분이다 그분말에 백프로 공감" 이라는 댓글과 "황장엽씨 눈에는 기본권행사하는 모습이 무질서로 보이는 모양이져?^^"라는 약간은 비아냥스러운 댓글에 많은 사람들이 표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엄밀히는 촛불 시위가 도로로 나서는 순간부터, 그보다는 약간 관대하게 봐서도 촛불 시위대가 청와대를 향해 이동하면서 부터, 그리고 아무리 관대하게 본다해도 그들 손에 파이프가 들리고, 경찰에 손상을 입히면서부터 그들은 스스로의 기본권을 포기하고, 스스로가 폭도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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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관련 인터뷰 기사의 전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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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고위급 인사로 활동하다 지난 1997년 대한민국으로 전격 망명했던 황장엽씨가 미국산 쇠고기 촛불시위를 ‘대중독재’, ‘촛불독재’ 등으로 표현해 논란이 예상된다.

황씨는 2일 과격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 측에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이 메시지를 통해 황씨는 연일 이어지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촛불시위와 시위참가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황씨는 “지금 광화문 거리는 이전의 자유민주주의 네거리가 아닙니다. 쇠파이프, 고함, 파괴, 불을 든 사람들, 그 어떤 질서나 법도 통하지 않는 무법의 사각지대로 변했습니다”라며 폭력이 수반되는 시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촛불시위 참가자들과 미국산 쇠고기 관련 일부 방송사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독재’란 표현을 사용했다.

황씨는 “지금 우리 한반도에는 두개의 독재가 있습니다. 북한의 독재는 반항의 씨를 말리는 3대 멸족제도, 즉 김정일이가 온갖 전횡을 일삼는 국가독재이고 남한은 좌익들의 선동에 넘어간 시위자들로 하여 ‘대중독재’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하며 “두 제도를 체험한 저의 눈으로 보면 북한의 ‘권력독재’와 남한의 ‘촛불독재’가 신통히도 비슷합니다”라고 말했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촛불시위가 순수한 시민들이 아닌 이른바 진보세력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국방위원회라는 정부 지휘에 의해 형성된 독재권력과 비슷하다는 주장이다.

일부 방송사와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를 북한의 ‘선전부’와 빗대기도 했다.

그는 “독재권력을 합리화하는 조선노동당 선전부의 선동기술에 못지않게 대중독재를 부추기는 KBS, MBC 방송국도 있습니다. 북한에는 독재권력에 의해 정치범 수용소가 있고 온갖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면 남한에는 인간의 존엄을 매장하는 인터넷 아고라 수용소가 있고 촛불시위자들이 감행하는 인민재판과 신문, 광고주 죽이기, 온갖 폭행과 파괴들이 있습니다”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혔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민주주의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성숙된 시민민주주의란 요구와 합의의 과정이 되어야지 끝장내겠다는 결론주의로 전락할 때에는 불법적이고 폭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더욱이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는 남한의 것만이 아니라 북한에도 가져가야 할 민족공동의 이념이며 자산이기도 합니다. 우리 탈북자들이 사랑하고 배우려했던 자유민주주의는 촛불시위자들이 보여주는 폭력의 자유도 불법의 민주주의도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당신들이 진정 삶의 권리와 정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왜 북한인권을 위해 지금껏 촛불을 들지 않았습니까. 당신들이 정말 민주주의 국민이라면 왜 지금껏 김정일 독재정권을 반대하는 시위를 단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까”라며 북한의 열악한 인권 현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메시지를 마쳤다.

황장엽씨는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총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북한의 권력 실세 중 한 명이었으며 1997년 대한민국으로 망명했다. 현재는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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