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겨 듣는 라디오프로그램 중 하나가 SBS의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이다. 이 프로에서 김성희씨의 "카푸치노"의 한 구절을 소개했다.
"당신 오늘은 뭐 할거지?" "집에 가서 곰인형 가져오고... 뭐, 딱히 할 일은 없는데요." 유채의 말에 태의의 눈썹이 꿈틀 움직였다. 물론 유채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래? 그럼 다녀올께." 유채의 배웅을 받으며 집에서 나온 태의는 차에 올라타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그야 물론 유신에게였다. "여보세요?" "처남? 나야." "예. 아침부터 무슨 일이세요?" "유채 방에 혹시 곰인형 있어? 그것 좀 알아서 적당히 처리해줘." "네? 무슨 말씀이세요?" 유신은 어리둥절했다. 밑도 끝도 없이 곰인형을 처리하라니. "네 동생이 그거 가지러 간다잖아. 그전에 없애달란 말이야" "네?" 여전히 영문을 알 수 없는 유신이다 "난 곰인형을 사이에 두고 자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왜 이렇게 사람 말을 못알아 들어!" "예? 선배, 대체 무슨 말씀을..." "알았지? 부탁해. 그럼 끊어." 전화를 끊은 태의의 입가엔 회심의 미소가 번졌다.
김창완 아저씨(?)는 이 글을 소개하며 이런 말을 덧 붙였다. "장작에 불을 붙여 그 불을 오래 유지하려면 장작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숨 구멍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는 조금의 빈틈도 남겨두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의 욕심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빈틈이 없어지는 순간, 그 두 사람은 서로에게 숨막혀하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