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못지 않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까칠한 성격과 홈리스(homeless)와 같은 행색을 하고 있는 슈퍼 히어로(super-hero) "핸콕". 이것이 대부분의 방송광고에서 나오는 영화 "핸콕"에 대한 소개말이다. 사실 번듯한 외모에 명석한 두뇌, 그리고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 능력으로 하나같이 윤색(潤色)되었던 여느 슈퍼 히어로와는 다른, "핸콕"의 모습은 "슈퍼 히어로 액션물"에 재미를 느껴왔던 나에게 호기심의 대상일 수 밖에 없었다.
영화의 전반부에서는 예고에서와 같이 주인공 핸콕의 능력과 행실에 대한 묘사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는 핸콕의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이야기에 할애되어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의 이야기가 사뭇 다른 점을 보고 후반부의 이야기는 '속편'으로 만드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의견도 낼 정도로 각각이 재미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즉 90여분이라는 러닝타임의 한계로 인해, 풍부하게 만들어 갈 수 있었던 내용을 너무 짧게 정리해버린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화 "핸콕"을 보고나서 느끼는 점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나는 슬프다는 감정이 가장 앞섰다. 슈퍼 히어로라는 이유만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적(敵)과, 사랑앞에 약해질 수 밖에 없는 운명. 그러나 자석처럼 끌리는 인연(因緣)으로 그들의 고난은 반복될 수 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적당한 수준의 해피엔딩을 찾아가지만, 아무래도 그들의 운명을 마냥 행복하게만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나에게는 "슬픔"이 먼저였던 것이다. 영화 "핸콕"이 "재미있는 영화"라는 사실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마냥 즐겁기만 한 영화이지는 않았기에, 이 시점에서의 감성적 판단은 보류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