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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3   독서사치 (1)
2008/12/19   톰과 제리 마지막 이야기


사라져가는 고향에 대한 애상(哀想)
충청남도 연기군 남면 진의리 353번지.
내가 태어나고 어린시절을 보낸 고향집의 주소이다. 하지만 이제 곧 사라져버릴 주소이기도 하다. 행정복합도시, 혹은 세종특별시라고 불리우는 신도시 건설에 따른 일이다.

사실 세종특별시에 편입된 연기군 남면 지역은 우리 부안(扶安) 임(林)씨 전서공파의 집성촌이다. 고려말 충신이셨던 전서공(典書公) 임난수(林蘭秀) 할아버지께서 조선 개국때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며 낙향해 자리잡은 곳이 이곳으로, 그후 600여년간 우리 집안 사람들이 뿌리 내려온 곳이다. 지금도 진의리와 양화리에 거주하는 가구의 90%가 우리 부안 임씨다.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 행정수도이전 공약을 내걸었을 때부터 고향 사람들은 불안해 했다. 수도 이전이라는 것이 쉽게 이루어질리 만무했지만, 이미 박정희 대통령 집권시절 고향 인근 지역에 수도를 이전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지역이 지금껏 특별한 자연 재해 한번 겪지 않은 '축복 받은 땅'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그런 불안은 더했는지 모르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무현 대통령이 공약했던 행정수도이전은 시간이 지나면서 행정 복합도시 건설로 변질되었고, 지금에 와서는 행정 복합도시 건설이 가능할지 여부도 반신반의하게 된 상황이 되었다. 그렇게 고향을 내놓지 못하겠다던 집안 어르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되던 행정 복합도시 건설은 수많은 내홍(內訌)만을 남긴채 유야무야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된다.

이 지역에 오랜세월 터를 잡고 살아온 덕에 인근의 산소 대부분은 우리 집안의 조상님들의 것이다. 이미 행정복합도시 조성을 위한 '첫 마을' 사업이 시작되었기에 일부 분묘는 이장을 마쳤으나, 우리 문중 산소의 이장은 오늘부터 시작되었다. 가끔 할머니를 뵈러 고향집을 방문할 때면 넓게 펼쳐진 공사현장을 보며 약간의 이질감을 느꼈었는데, 오늘은 그 이질감을 넘어 '이젠 고향이 사라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쩐지 지금의 나로서는 고향을 빼앗긴다라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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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사치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시쳇말로 '귀에 딱지가 지도록' 들어왔을 것이다.
이제 곧 서른줄에 접어드는 나 역시도, 지금 시점에서는 그 점에 대해 100%는 아니더라도 99.5%정도는 공감하고 있다.

나는 얼마전 라디오에서 '독서사치'라는 말을 들을수 있었다.
정독, 통독, 속독 등의 독서 분류는 들어봤지만 '독서사치'라는 말은 나에게 알듯 말듯한 호기심의 대상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치스러운 독서.
찾아보니 이 말은 김영하씨의 산문집 "랄랄라하우스"에 나오는 말이었다.
이른바 '현장독서법'이라 부를 만한 방법으로 어떤 책을 그 내용에 어울릴 만한 장소에서 읽는 것이다.
에밀리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읽으러 영국 요크셔로,
존 크라카우어의 걸작 논픽션 '희박한 공기속으로'을 읽으러 에베레스트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러 로마로,
'바다의 도시이야기'나 '베니스에서 죽다'를 읽기 위해서라면 베네치아로.

정말 이대로라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그만한 호사가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그것이 가능할까?
아마도 십중팔구, 아니 백에 아흔아홉은 어렵다 말할것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서의 '독서사치'는 어떤것일까?
일단 생계와 관련된 모든 일을 잠시 제쳐두고, 읽고 싶은 책을 골라, 편안한 소파에 앉아 읽는것. 그리고 잠시 잠깐 잠들었다 다시 읽고, 차 한잔을 곁들이는 그런 것. 이런것이야 말로 나에게 더할 나위없는 독서 사치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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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김영하, 독서, 독서사치, 랄랄라하우스


톰과 제리 마지막 이야기

이미 썼던 얘기지만, 블로그를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은 여간 대단한 부지런함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도, 좋은 책을 읽으면서도 '글을 써야지'하는 마음을 먹으면서도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은것이 어느새 한달이 넘어섰다.
아직 올리지 않은 영화중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벌써 '바디 오브 라이즈 (Body of Lies)', '뱅크 잡 (The Bank Job)', '눈먼 자들의 도시(Blindness)', '1724 기방 난동 사건', '트로픽 썬더 (Tropic Thunder)' 등 5편에 이른다. 지금에 와서는 과연 이 영화들에 대한 글을 다 쓸수 있을지나 의심스럽니다.

하지만 이렇게 손을 놓고만 있으면 그나마도 블로그 관리는 안될것 같다.
이에 기존에 싸이에 올렸던 글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톰과 제리 마지막 이야기'를 올려본다. 별 생각없이 다소 가학적인 유머로 무장한 만화영화라고 생각했던 '톰과 제리'의 외전과 같은 이 이야기는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래는 내가 읽었던 글의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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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생쥐 제리가 어른이 되었을 무렵
늙은 고양이 톰은 점차 제리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톰은 자기 생명의 마지막이 바로 옆까지 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몰래 제리의 눈에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제리의 앞에서 약해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톰은 제리의 마음속에서만큼은,
쭉 싸움 상대로서 계속 기억되고 싶었습니다.

톰이 사라졌음을 알게 되었을때
제리는 별로 슬퍼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지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항상 톰과의 싸움은 최고의 스릴이 있었던 게임이었기 때문에....
가슴 한 켠이 이상하게 허전했지만,
그게 무엇인지 제리는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톰의 바램대로,제리의 마음 속에서
톰은 언제까지나 제리의 기분좋은 싸움상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리의 앞에 새로운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톰보다 더 느려터지고 몸집도 작은 고양이었습니다.

그 동안 외로웠던
제리는 이번에 이 고양이를 싸움상대로 하려고 생각했습니다.
제리는 쥐구멍 안에 있던 치즈가 올려져있는 쥐덫을 이용해서 이전에
언제나 톰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 고양이를 속이기로 했습니다.

제리는 결정적인 순간
톰에게 항상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쥐덫에 걸리는 시늉을 하다가,
반대로 고양이를 쥐덫에 걸리게 하려고 했던 거지요.

하지만, 그 고양이는 톰이 아니었습니다.
고양이는 치즈의 근처까지 왔을 때, 제리가 그랬던 것과는 달리
치즈보다 더 맛있는
쥐의 냄새를 눈치채고는 오히려 구석 한 켠에 숨어있던
제리를 발견하고 쫓아왔습니다.

제리는 예전에 톰으로부터 쫓길때처럼 도망쳤지만,
톰보다 굼벵이처럼 보이던 고양이에 어느 새 곧바로 잡혀버리고
온몸을 여기저기 물렸습니다.
너무나 급한 나머지 제리도 있는 힘껏 고양이를 깨물어 보았지만,
톰보다 몸이 작은 그 고양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제리를 계속 물었습니다.

잠시 후, 피투성이가 된 제리는 점차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사실, 쥐와 고양이의 싸움에서 쥐가 도망칠 순 있지만 고양이를 이길수는 없는것이며,
고양이는 치즈보다는 쥐를 더 좋아한다는 그 사실...

언제나 톰은 제리에게 감쪽같이 속은 척 해주고
일부러 제리를 잡지 않고있었다는 사실을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제리는 처음으로 톰의 큰 배려와 우정을 그제서야 알게 된 겁니다.
그리고 톰이 없어졌을 때의
가슴 한 켠의 그 허전함의 정체도알게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둘도 없는
친구를 잃은 외로움과 슬픔이었던 것입니다.
 
잠시후 제리의 영혼이 몸을 빠져나와
높은 곳으로 올라갔을 때, 하늘 위에서는 예전처럼
미소 지으며 제리를 기다리고 있는 톰이 있었습니다.

제리 : "후후...이제 다시 싸움을 할 수 있겠군..."
톰 : "바라는 바다, 이번에야 말로 정말 잡아 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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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톰과 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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