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부와 가난, 보수주의와 박애주의, 돈과 노동과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다. 언론을 통해서 본 바로는, 돈이 곧 권력이 된 현대사회를 풍자와 해학으로 표현해내는 작가 거트 보네거트의 능력이 듬뿍 담긴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는 로즈워터라는 가문을 통해 미국의 자본주의가 어떤 방식으로 부를 집중시키고, 빈곤한 소외계층을 대규모로 양산해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또 로즈워터 가문의 상속자인 엘리엇이라는 '독특한' 인물이 부의 집중과 소외계층 양산을 어떻게 완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하나의 방편을 제시한다. (소설에서는 그 과정과 그에 따른 난관을 여러가지 화제를 통해 제시하고 있지만, 여기서 그 구체적 내용은 논외로 하겠다.)
이 소설은 궁극적으로 '수정 자본주의' 혹은 '자본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반면 나는 객관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보수주의자에 가깝다. 하지만 나 역시 '순수 자본주의'에서 비롯되는 극심한 부의 편중이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 소설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동의를 표한다. 하지만 엘리엇의 마지막 선택은 여전히 충격적이다. 이것은 나의 생각도 여전히 '고루한'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겠지만, 소설의 '주제'에 동의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다는 것은 아무래도 작가의 상상력, 혹은 작가가 설정해 놓은 엘리엇의 진보성이 나를 훨씬 뛰어 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나보다 좀더 보수주의적이고, '순수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라고 권해보고 싶다. 단! 작가의 화법이 매우 '비유적'이기에 비정상 취급받는 정상인을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스스로가 너무나 비정상적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살짝' 각오하고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