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영화처럼 국적을 뛰어넘기 어려운 장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웃음"이라는 것은 그 시대의 사회상이나 문화적 특수성에 상당부분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슬람의 '알라'를 모티브로 유희로 삼을 수 있지만, 같은 것을 접한 이슬람 문화권 사람에게는 신성모독이며, 용서 받지 못할 범죄일수 있다는 점이 그 예가 될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외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코믹물이 국내에서는 그만한 성과를 이루지 못한 것이 아닐까?
"겟 스마트"는 '007 시리즈'를 노골적으로 패러디하며 1970년까지 미국에서 방영된 동명의 코믹 첩보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한다. 또 "겟 스마트"의 감독을 맡은 피터 시걸 역시 '총알 탄 사나이 3', '너티 프로페서 2', '첫 키스만 50번째' 등에서 그만의 코미디 세계를 가감없이 보여줬다. 이에따라 "겟 스마트"는 상당 수준의 흥행을 기대하게 했고, 실제로 미국에서는 그 기대에 부응한다 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앞서 밝힌바와 같이 '문화의 벽'을 제대로 넘지 못해서일까? 우리나라에서는 그만큼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한번 언급한 바와 같이 유행은 돌고 돈다. 우리나라 코미디는 심형래로 대표되던 '슬랩스틱'이 식상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어느새 개그콘서트로 대표되는 '스탠딩 개그'가 주류를 이루게 됐다. 또한 어느새 그 '스탠딩 개그'의 한계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슬랩스틱'으로의 회기를 모색하고 있다. 사실 스탠딩 개그라는 것이 주로 '말'로 이루어지는 언어유희에 가깝기 때문에 문화적·시대적 특성을 강하게 탈수밖에 없다. ― 사실 이는 정확한 사전적 정의에 의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스탠딩 개그가 언어유희에 가깝다고 언급한 것은 국내에 소개된 대부분의 스탠딩 개그를 보고 난 후의 개인적인 느낌에 가깝다. ― 하지만 아무래도 슬랩스틱은 문화나 시대의 특성의 영향을 덜 받기 마련이다.
"겟 스마트"는 피터 시걸의 다른 코믹물과 같이 '슬랩스틱'의 공식들을 성실히 따르고 있을 뿐 아니라 나름대로 탄탄한 내용의 첩보물을 골격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그 재미는 배가되고 있다. 사실 이미 국내에는 '총알 탄 사나이' 시리즈가 비슷한 유형의 코믹물로서 소개된 바 있다. 하지만 '총알 탄 사나이가' 시나리오보다는 '슬랩스틱'에 훨씬 큰 비중을 둔 바람에 극에 집중할 수가 없었던 반면, "겟 스마트"의 '슬랩스틱'은 줄거리에 대한 집중을 해칠 정도는 아니며, 요소요소 적절히 배치된 '슬랩스틱'은 오히려 줄거리에 대한 재미를 더한다고 하겠다. "겟 스마트"가 국내 개봉을 통해서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식의 코미디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부담없이 웃고 즐기기에는 손색이 없는 영화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