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것이던, 부정적인 것이던, 극장가와 관련된 소식으로는 단연 "쿵푸 팬더"가 압도적이다. 나 역시 "슈렉" 제작진의 노고가 그대로 스며있는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가 무척이나 컸기에 그 관람 대열에 동참했다. "쿵푸팬더"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소식은 지난 6월 7일 용산CGV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쿵푸팬더' 상영중 다소의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해 환불 사태가 있었다는 것이었는데, 나는 우연찮게도 그 소식은 듣지 못한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오후 7시 10분 상영분을 관람했다.
애니메이션 자체의 내용만으로는 "슈렉"에 비해 평이하다. ― 여기서의 "슈렉"은 오직 첫편만을 말하는 것이다. 슈렉의 두번째, 세번째 편이나 특별판인 "슈렉 더 홀스"의 경우 그리 형편 없는 것은 아닐지라도, 참신함과 완성도 면에 있어서 첫편의 아성을 넘기에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 하지만 슈렉과 같은 패러디나 상상치 못한 반전은 존재하지 않더라도, "쿵푸팬더"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곳곳에 숨겨져 있는 웃음 거리로 관객들을 충분히 즐겁게 해주고 있다.
"쿵푸팬더"는 "운명론"이 그 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다. 주인공 "포"가 "용의 전사"로 선택되는 과정이나, 또 그가 "용의 전사"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포나 그의 주변 인물들이 "우연"과 "운명"중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느고 믿느냐에 따라 일의 가부나 진퇴, 발전 가능성이 결정된다. 물론 이 "운명론"에 대한 얘기도 극중 대사부 우그웨이가 친절하게 강조해준다. "우연이란 건 없어."라고. 또 한가지 교훈을 찾을수 있다면 "세상을 헤쳐가는 최고의 비법은 믿음"이라는 것이다. 용의 전사가 되기위한 "용의 문서"도 궁극의 맛을 낼 수 있는 "국수 비법"도 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 이런 결론적인 이야기의 누설은 영화를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재미를 반감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한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영화 소개"라기 보다는 "감상평"이라는 점을 되새기며 이해를 구한다. ― 이 영화에서는 단지 그 "비법"이 있다는 믿음이, 그 믿음을 가진 사람을 얼마나 강하게 만드는 지를 보여주고 싶은 것같다. 물론 이런 내용도 친절하게 포가 얘기해 준다. "비법은 없었어.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특별해지는거야."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는 "쿵푸허슬" 등에 삽입돼 우리에게 익숙해진 칼 더글라스(Carl Douglas)의 "Kungfu fighting"를 비가 다시 부른 곡이 흐른다. 아마도 이것은 한국 관객, 혹은 아시아 관객을 위한 드림웍스의 서비스가 아닌가 싶다.
"쿵푸팬더"는 전체 연령대가 관람 가능한 애니메이션이지만, 어른들도 충분히 즐길만한 영화가 아닐까 한다. 오히려 어느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년시절 즐겨보던 "홍콩 무협물"에 대한 추억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할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어린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 그 자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대사부 우그웨이가 남긴 말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istery', today is a 'gift'. That's why we call it the 'present'". 어찌보면 언어 유희라 할수 있는 말 같지만, 삶 전체를 꿰뚫을 수 있는 철학이 담겨있지 않은가?